[특집]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 천혜의 경관 울릉도를 가다김병수 울릉군수 “100만명 관광객 유치 목표 문화관광도시로 거듭 날 것”- 2만톤급 대형 쿠르즈 취항···4계절 관광 가능 - 2025년 신공항 완공 예정···서울에서 1시간 - 해안 일주도로 완공···비상도로 건설 추진 중 - 3단계 사동항 건설 추진···주변 국 연계 초대형 쿠르즈선 정박 - 겨울철 식당 및 상가 등 정상 운영 필수 - 볼거리·먹거리·놀거리+다양한 숙박시설 연계해야
[뉴스체인지=오효석 객원기자]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 울릉도를 찾았다.독도를 방문, 의미있는 한해의 시작을 가질 예정이었나 배편이 결항돼 성사되지 못했다. 대신 김병수 울릉군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울릉도의 현재와 미래를 묻고 들었다. 또한, 직접 보고 느낀 점을 더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는 울릉도가 100만명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문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프라와 현지인들의 타성에 젖은 의식은 문제점으로 남는다. 울릉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여러 가지 현안문제 중 관광과 관련된 이야기를 필자의 관점에서 정리했다. 또한 김 군수가 발표한 신년사도 참조했음을 밝힌다.(편집자 주)
2022년 울릉군 100만 관광객 유치 목표를 내걸다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울릉도. 그 울릉군이 2022년 100만명 관광객 유치 목표를 내걸었다. 김병수 울릉군수가 제대로 된 문화관광도시로 나아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울릉도의 기반시설 및 개발 현황을 보면 그저 하는 소리만은 아니다. 울릉도는 최근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 2만톤급 대형 크루즈가 취항했고 신공항이 한창 건설 중이다. 해안 일주도로가 완공됐으며 예비(비상) 도로도 속속 건설 중에 있다. 외국의 초대형 크루즈가 정박할 수 있는 3단계 사동항 건설도 예정되어 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100만명 관광객 유치는 헛된 꿈이 아니다.
그동안 울릉도는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면서 지역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늘어났고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많아졌다.
지역주민 최모씨(남)는 “울릉도는 사실상 겨울철에는 아무것도 할게 없다.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현지인들마저 가게를 운영 하지 않고 육지로 나가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코로나19와 썬플라워호 운항중단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겨울철에는 여객선의 결항율이 많아져 유입되는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당현히 연관 산업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본지 기자가 머무른 날도 주말이 끼워 있는데 분위기는 썰렁했다. 그나마 대형 쿠르즈가 취항해 상황이 나아진 것이라는게 현지인의 얘기다.
그래도 김 군수는 희망을 얘기한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한해는 울릉군의 저력을 과시했다. 공직자 및 군민 모두가 합심해 여러 위기상황을 잘 극복해냈다. 그리고 그 위기 속에서 희망을 만들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말하는 김 군수, 그의 미래 비전 첫 번째는 관광산업의 도약이다. 당연한 말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는 울릉도의 본질은 관광이기 때문이다.
김 군수는 신년사에서 “관광산업은 우리군의 성장 기반이자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1차 산업과 연계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전략적인 산업”이라면서 “올해는 100만 관광객이 찾아오는 문화관광도시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이렇다. 대형 크루즈선 운항으로 4계절 관광의 길이 열리고 안정적인 관광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변화하는 관광 수요에 선제적 대응은 필수라는 것이다.
관광 트렌드도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단체관광이 어려워지고 소규모 개별관광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그에 맞는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미래는 밝다. 그러나 해결해야할 문제도 많다. 그중 겨울철 비수기 극복은 오래된 숙제다. 울릉도는 그동안 겨울철 4개월 정도는 심각한 비수기였다.
울릉도를 오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의 운항이 원활치 않았다. 배의 크기가 작아 기상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배편이 결항되는 일이 잦았고 안정적인 운항이 어려웠다. 당연히 방문하려는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물놀이도 못하고 배편도 결항하는 횟수가 더 많아 거의 휴업상태였다.
여기에 도로상 불편은 관광객 유입을 저해했다. 울릉도는 대부분이 산악지대다. 도로의 경사가 심한 것은 물론이고 눈이 많이 내려 차량 이동이 원할치가 않다. 숙박시설도 높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 곳도 많다. 당연히 오르기가 힘들다. 폭설이라도 오면 고립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한정된 도로도 한몫했다. 대체 도로가 없다. 파도가 심하거나 태풍이라도 오면 해양 일주도로 마저 통행금지다. 발이 묶일 수 밖에 없다. 다니며 볼 수도, 먹을 수도 없다. 당연히 겨울철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고 있다. 호재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100만명 관광객 육성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2019년 울릉도 일주도로가 완전 개통됐고 2020년 사동항 2단계 공사가 완공됐다. 이에 맞춰 지난해 9월 대형 쿠르즈배 운항이 시작됐다. 2만톤급 대형크루즈 여객선인 이배는 1200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는 규모다. 꿈의 교통 수단인 울릉공항도 오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비행기가 취항하면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1시간이면 올수 있다. 당연히 과거보다 많은 관광객이 유입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군수의 희망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8만4071명이었다. 크루즈가 취항하지 않았던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5만2186명이 증가했다. 대형 크루즈 여객선 취항 효과다. 그만큼 결항율이 줄면서 안정적인 울릉도 관광이 가능해졌다.
특히, 내년에는 대형 쾌속선이 포항에서 출항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길이 약 760미터, 폭20미터인 이 배가 운행하면 포항에서 3시간 이내에 울릉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쿠르즈 및 쾌속선 취항으로 1년 내내 관광활성화가 가능해 졌다.
문제는 현지인들의 의식 문제다. 비수기인 겨울철 관광객이 늘기 시작하는데 주변 인프라가 받쳐주질 않는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열지 않는다. 먹고 싶어도 먹을데가 없다. 놀거리도 없다. 이러니 한번 들어오면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다.
관광의 3대 기본요소는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다. 볼거리와 놀거리는 그렇다 치자, 하지만 먹거리는 현지인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대다수의 식당들이 문을 열지 않는다.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다. 그러니 관광객이 찾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현지 상인들의 안일한 의식에서 비롯된다. 본지 기자도 토요일 점심을 사 먹기 위해 항구의 중심지를 찾았으나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어렵게 문을 연 식당을 찾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활어회를 시켰다. 그것도 선불이다. 한참이 지나서야 잡은 고기가 없다며 해삼.멍게.오징어만 올리겠다고 한다. 같은 가격에 말이다. 양도 많은 것도 아니다.
사업차 울릉도를 자주 찾는 B씨는 말한다 “지난해 9월부터 대형 쿠르즈가 운행하기 시작했다. 겨울철이지만 조금씩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현지 식당들이 문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당장 장사가 안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식당 문을 열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게 현실이다”
필자 또한 먹고 싶었던 ‘따깨비칼국수’ 한번 구경하지 못하고 울릉도를 떠났다. 한 식당 주인은 “식당이 예약한 것만 해소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겨울철에 현지인들은 육지에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문제는 또 있다. 시설들이 관리가 잘 안되는 모습이다. 곳곳에 쓰레기가 나뒹굴고 안전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곳들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B씨는 “공직자들이 타성에 젖어 일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습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아마도 섬에서 근무하려는 사람을 구하기 힘든 것에서 기인하는 지역적 특성일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래서 그런지 시설물이 떨어지고 방치되어 있는 곳이 있다. 절벽을 오르는 폐쇄된 계단에는 출입을 금지하는 펜스나 안전망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주관적이지만 돈을 받지 않아도 될 만한 곳에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다. 관리라도 잘 되어 있으면 괜찮은데 그것마저 시원치 않다.
그래도 미래는 밝다.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김 군수의 꿈은 울릉도를 세계적인 ‘친환경 섬’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미 울릉도는 전국에서 전기차 운행 비율이 1위다. 이를 입증하듯 곳곳에 전기차 충전소가 많이 설치돼 있다.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있기는 하지만 오폐수·쓰레기 처리 시설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앞으로 농지는 개발하되 임야는 보존할 계획이다.
풍족한 분야도 있다. 바로 ‘물(음용수)’이다. 100만명 관광객이 유입되더라도 물 부족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울릉도의 음용수는 100% 용천수다. 화산석 틈에서 용출되는 물이다. 그만큼 깨끗하고 물맛이 좋다. 생수 개발도 추진 중이다.
김 군수는 “용천수는 1일 19,000톤에서 30,000톤 정도 꾸준히 용출된다”면서 “울릉군민, 관광객 모두가 사용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김 군수의 꿈과 울릉군민들의 의식개선, 그리고 예정된 개발계획들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울릉도의 100만명 관광객 유치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뉴스체인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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