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첫 번째 기획전시 '신원 미상의 안개씨_ 장막 1.'展 ‘아올다’ 내 개최

오혜인 기자 | 기사입력 2024/06/03 [14:28]

양평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첫 번째 기획전시 '신원 미상의 안개씨_ 장막 1.'展 ‘아올다’ 내 개최

오혜인 기자 | 입력 : 2024/06/03 [14:28]

 

▲ 포스터


[뉴스체인지=오혜인 기자] 양평문화재단의 작은미술관에서는 2024년 첫번째 기획전으로 '신원미상의 안개씨_장막1'을 개최한다. '물안개' 라는 자연 현상을 다섯 명의 작가들이 조우하는 시점을 드로잉, 직조, 조각-세라믹, 미디어, 설치의 다종다양한 장르의 언어로 발언한다.

물안개는 수면과 대기의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따뜻한 공기가 상대적으로 차가운 물 표면과 접촉하면 수증기가 공기 중에 응축되어 작은 물방울이 형성되고, 이들이 바람 없는 안정된 대기층에 머물러 있게 될 때 우리는 물안개를 '볼 수' 있다. 하얀 물안개는 수면에서 피어나 잠시 머무른다. 일교차가 큰 계절의 새벽녘에 자주 발생하다가 점차 기온이 상승하며 대기가 순환하면 안개는 사라진다. 혹은 안개는 머무르나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다.'

양평의 물안개는 지역의 주요한 지형적 특성인 남한강, 그리고 그와 인접한 주민생활권이 있기에 물안개는 흔히 '목격 된다'.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일반적으로 삶의 휴식처이자 치유와 안식의 일종의 도피처로서의 반도시적 욕구가 표상되곤 한다. 비일상적이기에 경탄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일상적으로 '물안개' 혹은 이채로운 자연 현상을 반복해서 목격한다면 태도의 차이가 생긴다. 대상은 구체화되고 그러면 '거기에 있음'을 느낀다. 타자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경험은 다시 말해 그와 공존하는 것이다. 친밀하고도 경외로운 대상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물안개를 분명히 보았고 함께 있었고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김재익 작가가 조우한 '신원 미상의 안개씨'는 비디오와 사운드 설치의 형식으로 다시 표현된다. 안개라는 대상이 한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물리적 조건과 존재를 인지하는 작가이자 관객인 '나'의 의식을 구체화하고자 시도한다. 이는 김민혜 작가의 세라믹-조각 설치 작업과도 조응한다. 그가 산책하던 강의 이름을 빌려온 Rhein 작업은 분절된 풍경의 이미지로 존재한다. 세라믹타일의 얕은 -평면에 가까운- 조각의 형식으로 재현된 라인강의 풍경은 전체이자 일부, 조각이자 평면이며 드로잉이고자 하는 장르의 경계를 작가는 춤을 추듯 횡단한다. 남한강의 비와 안개의 환경을 몸짓으로 반영하는 식물의 풍경을 자신의 회화언어로 공감하는 정주희의 작업과 더불어 김진우 작가는 강과 도심의 유기적인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그의 태도를 조각-드로잉으로 공유한다.

외부의 것-타자가 나에게 와서 조응하는 경험은 보통 그것에서 나의 내밀한 부분과의 공통점을 발견할 때에 일어난다. 양평의 물안개라는 특정 지역의 물리적인 현상은 나의 기억과 이야기를 현재로 불러 일으키므로 나와 더불어 존재한다. 그러므로 현상은 현재이지만 과거이면서도 개인의 일부가 된다. 작가 개인의 서사 역시 그렇게 작품 속에 존재한다. 송유림 작가의 직조물이 안개의 풍경 속에 자리 잡은 것은 내면의 목소리이자 꺼내기 어려웠던 말들을 드러내게 해주는 안전한 바깥이 있기 때문이다. 양평에 거주하거나 짧게 머물렀거나 혹은 이방인으로서의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시점과 개별의 언어로 '물안개'를 지시한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경계와 사이를 산책한다. 그리고 다정한 안개씨를 만나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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